유머

이슈/유머

야숨 발매당시 젤다의 전설 아마존 리뷰.jpg

야숨 발매당시 젤다의 전설 아마존 리뷰.jpg


★★★★★ 평소와 같은 재미없는 풍경이 다르게 보인다.
2017년 5월 4일 

흔히 샐러리맨이라 불리는 직장인.
통근 러시에 시달리고 고객에게도 상사에게도 굽실거리며
후배 육성을 채찍질 당하면서 연일 이어지는 야근.
출퇴근길에 보이는 이름도 모르는 산을 봐도 짜증이 났다.
진이 빠진채로 퇴근하면 밥 먹을 힘도 없어서 술을 마시고 잤다.
게임할 시간이 있으면 세미나에 가거나 결혼 활동을 해야한다고 괜히 조바심을 냈다.
난 대체 왜 사는 걸까라는 생각이 드는 나날들.

술이 없어서 사러간 날에 본 스위치 매장 판매 현장을 보고 떠올렸다.
어릴 적 마리오64에 푹 빠졌던 시절
"요즘 같은 때 마리오라니 구려! 당연히 플스지!'
라는 말을 친구에게 듣고 부끄러웠던 기억.
그때 나는 친구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확실히 마리오는 이제 낡았지!' 라고 대답한 것도.

그 당시 FF7의 아름다움과 CD를 TV로 들을 수 있다는 충격은
요즘 아이들에게는 알 수 없는 느낌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당시 아이들에게는 매력적이고 혁신적이었다.

왜 그 때 스위치를 집어들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저 맥주를 한 손에 들고 재미없으면 다시 팔면 되겠지라 생각하며 본체와 젤다를 구입했다.

출근길이었던 어제 전철 창밖으로 보이는 이름없는 산을 보고
'오를 수 있곘는데' 라고 생각한 순간, 눈물이 흘러 멈추지 않았다.
옆에 있던 동년배 샐러리맨들은 '뭐야 이놈?' 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시간에 쫒겨 현상 유지를 위해 미움 받으면서도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샐러리맨 동료들에게야말로 추천하고 싶다.
그저 게임일 뿐이라고 하지 말아줘.
우리는 게임 황금기에 태어났다.
마리오의 점프에 온가족이 온몸을 움직이는 걸 본 적이 없는가?
마리오 카트 스매시 브라더스와 컨트롤러를 들고 모여서 놀았던 기억은 없는가?
크로노트리거나 FF7의 공략에 대해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했던 적은 없는가?
지금이라면 알 수 있다. 어린아이였던 나에게 부모님이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
무지하게 비싼 하드웨어와 소프트를 사주셨던 것을.
떽떽거리며 잔소리를 하시는 한편으로 나를 위해 집안의 돈을 끌어모아 비싼 게임을 사주셨던 것을.

자신의 생활에 쫓겨살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을 이제야 깨닫고 감동했다.
좀 더 효도했어야했다.

다른 별5짜리 리뷰들에 좋은 말들이 많아서 이제와 내가 덧붙일 말은 없다.
이 젤다는 내가 잊었던 '도전과 보상'을 준다.
지도도 없는 세게를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고 신나는 모험을 체험할 수 있다.
동세대인 우리는 내일을 버티기 위해 매일 병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인생에 실망하지 말아라.
이런 곳에 내가 바라던 모험이 있었으니까.

PS.
이번 젤다에 감사하고 싶은 마음과
마리오64 개발 스탭과 닌텐도에게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내 감정에 휩쓸려 엉터리로 쓴 부끄러운 장문을 끝까지 봐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그것도 모자라 참고가 되었다고 평가를 해주신 분들께도 정말로 감사드린다.

나는 일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의 평가를 받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
하이랄을 돌아다닌 180시간은 정말로 즐거웠다.
닌텐도 뿐만 아니라, 젤다를 계속 응원해주었던 팬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
최고의 모험을 즐기게 해주어서 감사합니다.

  • 0

유머

이슈/유머

번호 제 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추천
68022 드디어 줄리엔강이랑 만나서 스파링 해봤다는 김동현 근황 ㄷㄷㄷ 개드립퍼 2024-04-11 | 509 | 개드립퍼 2024-04-11 509
68021 현재 커뮤 난리난 한 현직 교사의 충격발언... 갤러그지 2024-04-09 | 468 | 갤러그지 2024-04-09 468
68020 퇴직 앞두고 사전투표업무 공무원 숨져…투표기간 새벽 3시반 출근 오덕 2024-04-09 | 381 | 오덕 2024-04-09 381
68019 7살 쌍둥이 키우던 무용수 엄마…4명에 새삶 주고 하늘로 화이토 2024-04-09 | 427 | 화이토 2024-04-09 427
68018 카메라 대신 맥주를 들어서 인생 역전한 남성 오느릐유스 2024-04-08 | 483 | 오느릐유스 2024-04-08 483
68017 [단독] 마동석, 예정화 5월 결혼식 올린다 오덕 2024-04-08 | 321 | 오덕 2024-04-08 321
68016 카페서 주문 않고 충전만 40분… 제지하자 "본사 항의하겠다" 오느릐유스 2024-04-08 | 338 | 오느릐유스 2024-04-08 338
68015 호감 문신 갤러그지 2024-04-08 | 480 | 갤러그지 2024-04-08 480
68014 전국노래자랑 천년좌 근황 갤러그지 2024-04-08 | 473 | 갤러그지 2024-04-08 473
68013 전종서 학폭논란 새국면.."내 학창 시절 잃어" 폭로 vs "회장 출신, 애먼.. 가성비운동 2024-04-05 | 382 | 가성비운동 2024-04-05 382
68012 (속보) 요기요도 무료배달 시작 갤러그지 2024-04-05 | 432 | 갤러그지 2024-04-05 432
68011 한국 vs 대만 성인엑스포 수준차이 아아닙니다 2024-04-05 | 446 | 아아닙니다 2024-04-05 446
68010 우리집 진짜 무슨 시트콤이네 오덕 2024-04-05 | 339 | 오덕 2024-04-05 339
68009 단독] 황정음에 '상간녀' 누명쓴 J씨가 참았던 이유 오덕 2024-04-05 | 446 | 오덕 2024-04-05 446
68008 [단독] 서울아산병원 적자 511억 원, 정부 보존 17억 원 오덕 2024-04-04 | 375 | 오덕 2024-04-04 375
68007 드라마 출연해 이름 잃어버린 배우 그냥 2024-04-04 | 435 | 그냥 2024-04-04 435
68006 김정은 참관한 군사훈련 사망자 그 당시 사진ㄷㄷㄷ 오느릐유스 2024-04-04 | 452 | 오느릐유스 2024-04-04 452
68005 국회 " 월급 43% 는 연금을 위해 내야 " 오덕 2024-04-04 | 376 | 오덕 2024-04-04 376
68004 송하윤 이어 ‘전종서’ 학폭 폭로…소속사 “사실무근”[공식] 오느릐유스 2024-04-04 | 311 | 오느릐유스 2024-04-04 311
68003 카즈하 열애설 근황 ㄷㄷㄷㄷㄷ 개드립퍼 2024-04-04 | 386 | 개드립퍼 2024-04-04 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