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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학폭위를 열지 않았다"…특수교사, 주호민子를 위한 해명

https://entertain.naver.com/read?oid=433&aid=0000101333

 

"그렇다면, 이제부터 (바로) 학폭위 열겠습니다. 그러면 됩니다."

 

한 교사가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19년째 교직에 몸담고 있다. 그가 "앞으로 학폭위를 열겠다"고 하자, 주변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동시에 터졌다.

 

"저도 그러겠습니다" (교사 B)

 

"저도 개별협의회 안 열겠습니다" (교사 C)

 

사실, 매뉴얼에 따라 학폭위를 열면 됐다. 주호민의 자녀가 바지를 내리고, 한 여학생이 이를 목격한 사건이다. 의도가 어떻든, 피해 여아가 충격을 받았다.

 

원칙적으로 학폭위가 열리면, (가해) 아동은 곧바로 분리 조치된다. 특수교사 대신 학폭 담당 교사가 나선다. 성 사안의 경우 경찰까지 투입될 수 있다.

 

그러나 특수교사 A씨는 개별 협의회를 열었고, 양측 부모님과 조율에 나섰다. 주호민 자녀는 피해 여아 측의 요청으로 2주 가량 특수학급 수업을 받게 됐다.

 

그게, A씨의 발목을 잡았다.

 

주호민 측이 자녀에게 녹음기를 들려보낸 것. "너 싫어", "버릇이 고약하다" 등의 발언들을 토대로 학대 신고를 했다. A씨는 1심서 아동학대 유죄 선고를 받았고, 항소했다.

 

◆ "녹음기 들려보낸 진짜 이유?"

 

A씨는 "저는 특수교사에서 순식간에 아동학대 피고인이 됐다"며 "제 꿈은 특수교사였다. 그것을 '타의'에 의해 잃고 싶지 않아 항소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우선, 주호민의 고소 이유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했다. 주호민이 수업을 불법녹음한 날은 2022년 9월 13일. 주호민 자녀가 바지를 내린 날은 약 일주일 전인 9월 5일이다.

 

주호민 측은 "자녀가 그 즈음 배변 실수를 자주 했고, 학교에서 돌아오면 불안해했다"고 설명했다. 어쩔 수 없이 자녀 가방에 녹음기를 넣었다는 것.

 

A씨는 이 이유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바지를 내린 사건) 사안을 학교에서 어떻게 처리하는지 궁금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녹음기를 넣고 이틀 후, 개별 협의회가 있었다"며 "이 자리에서 주호민 부부는 자녀의 배변 실수나 불안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고 설명했다.

 

◆ "쥐새끼 발언, 결단코 한 적 없다"

 

1심 재판 증인인 용인시 아동학대전담 공무원도 비판했다. A씨에 따르면, 이 공무원은 "5분 정도 짜집기된 음성파일만을 듣고 아동학대로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1심 판결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녹음기를 넣기 전,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학부모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학부모 자신의 감정이 상한다고 순간적으로 무턱대고 녹음하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전 요구는 없었다고도 항변했다. 또 '쥐새끼'라는 발언 역시 결단코 한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구에게도, 평생 단 한 번도 그런 단어를 사용해본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호민이 제출한 녹음 원본에서도 '그 부분은 들리지 않는다'고 속기사가 표시했다"며 "검사도 공소장 변경 못했다. 그런 사실이 없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 "짧은 순간, '싫어'의 반복"

 

유죄가 인정된 부분은, "싫어"라는 표현이다. "1심에서 검사 측이 기소한 다른 모든 내용은 무죄 판결됐다"며 "싫어 라는 표현 을 짧은 순간 반복했다는 게 유죄 로 인정됐다"고 전했다.

 

그는 "좋다 싫다를 말로 표현하며 문제 행동을 지도해도 괜찮을 정도의 친밀감은 이미 형성됐다고 생각한다"며 "싫다는 건 문제 행동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 알렸다.

 

이어 "제가 그간 혹시라도 주호민 자녀를 학대했다면, 주호민 부부는 녹음기 넣은 후 열린 회의에서 '자녀 입학 후 모두 행복해졌다'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 부연했다.

 

A씨는 "주호민이 유명인이기에 불필요한 비난을 받았다는 주장들이 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마찬가지로 저도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주호민 씨가 웹툰 작가로 좋은 활동을 하길 원합니다. 마찬가지로 저도 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하여, 자성하고 노력할 것입니다." (A씨)

 

◆ "특수교사들의 목소리"

 

이날 A씨는 학폭위 대신 협의회를 개최한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A씨는 "(주호민 자녀에게) 상처가 될 수 있어, 언급은 서면으로 하겠다"고 짤막한 입장을 남겼다.

 

그러자, 특수교사들이 대신 목소리를 냈다.

 

"우리가 아이를 생각해서 학폭위로 안 가는 겁니다!" (19년차 특수교사 B씨)

 

B씨는 "아이가 상처받을까봐, 또 전학 등 조치로 힘들어질까봐 개별협의회를 연다"며 "아동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저도 늘 그렇게 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 B씨는 "이제 협의회를 열지 않겠다. 관련 사안이 있다면 무조건 학폭위를 열고 (특수교사는) 빠지겠다. 그러면 아동학대범으로 몰릴 일이 없지 않겠냐"고 울먹였다.

 

주변에서도 입을 모았다. "저도 그렇게 해 왔는데, 앞으론 학폭위로 곧바로 가겠다", "저도 그렇게 하겠다", "저도 개별협의회 안 열겠다" 등 목소리를 냈다.

 

◆ "아무것도 안 하는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

 

A씨가 떠났지만, 50여 명의 특수교사들은 쉽사리 자리를 비우지 못했다. 이번 판결이 대한민국 공교육 자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수교사 C씨는 "무언가를 하면 아동학대가 돼 버린다. 저는 아무것도 안 하는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 아이들이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제대로 교육하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학교폭력위원회 담당교사 D씨는 "이번 사건은 특수교사(A씨)가 주호민 자녀를 도우려다 오히려 고소를 당한 건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누가 개별협의회를 열겠냐"고 우려했다.

 

 

 

C씨와 D씨 등이 '디스패치'에 일선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아래는 두 사람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Q.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나.

 

"이건 특수교사(A씨)가 주호민 자녀를 위해 오히려 일을 더 하다 고소를 당한 것이다. 사실 성 사안이기에 처음부터 학폭위로 넘기고 손을 떼면 된다. 그러면 특수교사가 할 일이 없지 않나."

 

Q. 학폭위는 어떤 프로세스를 거치나.

 

"우선 학폭 신고가 들어오면 곧바로 가해 학생을 분리 조치해야 한다. 그러면 저 같은 학폭 담당교사가 양쪽 사안을 듣고 조율에 나선다. 내부위원회를 열고 자체 사과를 하거나, 교육청 심의위에 올린다. 경찰 신고를 할 수도 있다. 경미한 사안은 학교장 재량 하에 자체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

 

Q. 개별협의회의 경우는 어떤가.

 

"개별협의회 자체가 원래 매 학기초에 열린다. 그 다음 학부모 요청에 따라 상시적으로 개최될 수 있다. 그 협의회에서 아이의 교육에 관한 개별적인 디테일을 모두 정한다. 특수교사(A씨)가 이걸 열어 해결하려고 했던 것 자체가, 교사가 아이의 특수성을 배려한 것이다. 학생 특성을 자세히 아시니 나선 것이다."

 

Q. 성 사안에 있어 개별협의회 열어본 경험이 있는지.

 

"통합학급 교사로 일할 때 사건이 있었다. 다운증후군과 자폐를 앓는 여학생이 남학생을 상대로 끌어안고 뽀뽀를 했다. 남자 아이가 겁을 먹고 울었다. 남자아이 부모님이 문제 삼았으면 학폭이 맞다. 그러나 개별협의회를 열었고, 아이의 특성을 남아 부모님께서 이해해주셨다."

 

Q. 문제 행동의 원인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나.

 

"(바지를 내린) 그 행동의 원인은 단순히 판단할 수 없다. '기능 평가'를 해 보아야 안다. 감각 추구일 수도 있고, 다른 이유일 수도 있다. 다만, 강제전학 조치가 이뤄졌을 때를 생각해보라. 아이는 또 다른 환경에서 적응해야 한다. 특수교사(A씨)는 그걸 막으려 노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Q. '싫어', '행동이 고약하다' 등의 훈육은 일반적인가.

 

"제가 그 현장에 있지 않아서 정확히는 알 수 없다. 일반적인 특수 교육에 대해 짚자면, 특수 아동의 경우 마음 읽기를 어려워한다. 삽화도 이해하지 못한다. 때문에 저는 '싫다'와 '좋다'는 감정을 가르치기 위해 감정 카드를 활용한다. 제가 웃거나 우는 사진을 프린트해 카드로 만들어 가르친다. 그리고 실제로도 '싫다'와 '좋다'를 적용한다. 이러한 교육의 관점으로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

 

Q. 그러나 유죄 선고가 났는데.

 

"교육은 전체적인 맥락을 봐야 한다. 주호민 자녀가 '싫어', '고약하다'라는 말을 듣기까지 수많은 그 특수교사의 개별적인 교육이 있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이 다 고려가 되었는지 묻고 싶다."

 

Q. 이번 판결의 의미.

 

"이제 누가 아이를 위해 나서겠나? '싫어'라는 말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개별적으로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특수아동의 경우, 부득이한 경우 신체 제지도 해야 한다. 이는 교육청 매뉴얼에도 나와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매뉴얼대로 하면 (부모님 입장에선) 100% 아동학대다. 어깨에 손을 댔지 않나. 게다가 불법녹음까지 증거로 인정받았다. 아동이 자리를 이탈하면 '앉으라'는 말만 반복하면 되는 것인가? 어떻게 아이를 사회화시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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