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 계층에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무료 시청 기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디지털 복지 혜택의 일환으로 일종의 ‘OTT 이용권’을 지급한다는 구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티빙, 웨이브, 왓챠 등 토종 OTT 업체를 상대로 바우처 사업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전국 기초생활수급자 중 신청자 5000여 명을 대상으로 OTT 이용권을 포함한 ‘디지털 바우처’를 지급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OTT 중심의 시청 행태가 확산하는 가운데 구독료 부담 때문에 소외되는 계층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지난해 1인당 OTT 월 구독료에 쓰는 비용은 1만2005원에 달한다. 올해는 OTT 구독료 인상 여파로 그 규모가 더 불어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가 OTT 이용권 지급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곳은 티빙, 웨이브, 왓챠 등이다. 이 중 웨이브와 왓챠는 최근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티빙은 이날 오후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과기정통부에 알렸다.
OTT 업체들은 이번 협조 요청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이 일을 계기로 OTT 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관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예컨대 각종 발전기부금 납부 등 기존에 없던 부담이 더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군다나 정부 차원에선 최근 OTT 구독료 인하 방안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기초생활수급자 5000여 명에게 OTT 이용권을 지급한다고 해서 당장 OTT 업체가 비용적 측면에서 손해를 보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관련 사업 비용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에 전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통신 3사에게 4억원 규모의 디지털 바우처 사업 운영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